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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획 전시·경매 Re; ( )에서는 연이은 더위와 사건으로 지친 마음에 위로를 전하는 이동욱, 홍일화 작가의 작품과 한강 소설가의 단편 <흰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공동작업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수많은 풍경이 수놓아진 풍경을 그려내는 이동욱 작가는 공황을 겪으며 불안과 절망의 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 작가는 어둠 속에서 빨간 풍선이 떠오르는 모습을 마주했고, 이후 풍선을 그리며 불안증이 가라앉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이러한 작가에게 풍선은 실제적인 희망을 은유합니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풍선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연약함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떠오르는 것을 멈추지 않기에, 연약하지만 자신의 실존을 지켜 나가는 작가 자신과 우리를 상징합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재불화가 홍일화 작가는 20년 동안 인물화를 그려왔습니다. 2019년 제주도 곶자왈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서 숲을 그려오고 있습니다. 그가 담아내는 숲은 자연의 섭리 혹은 인간에 의해 파괴된 땅 위에서 매일 스스로를 복원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가 그려낸 화면에는 죽음을 맞이한 숲과 그 죽음을 딛고 새로 탄생한 숲이 공존합니다. 이는 소멸과 생성을 반복하는 자연의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두 작가는 개인의 절망과 훼손된 자연처럼 파괴된 자리에서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파괴된 자리에 좌절하며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 자리를 외면하며 떠나지도 않습니다. 한강의 단편 <흰 도시>도 이동욱, 홍일화 작가와 유사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흰 도시>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의 폭격으로 인해 인구의 절반이 사망하고, 도시의 90%가 파괴되는 아픔을 겪은 폴란드의 도시 바르샤바를 다룹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에 의해 끈질기게 재건된 바르샤바의 사례처럼 '근떡지게 스스로를 복원'하는 형상은 이동욱과 홍일화 작가의 작업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8월 기획 전시·경매 Re; ( )는 파괴된 자리를 결코 지우지 않고, 그 자리 위에 새로운 생을 지어 올리는 자연과 인간의 의지를 캔버스 위로 옮기 두 작가의 내면에 공명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Re; ( )> 이동욱 x 홍일화 Exhibition & Special Auction

2023.08.12 - 2023.08.22
케이옥션 전시장

<Re; ( )> 이동욱 x 홍일화 Exhibition & Special A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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