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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s

Exhibition

전시기간ㅣ2024.08.23(금) - 09.09(월)
10:30am - 6:30pm

주소ㅣ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4, 1층 arte k
주차 ㅣ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3 아트타워 (유료)



전시 《여덟을 꺼내는, 여는, 세는 시간》은 여름이 한창 무르익는 8월을 ‘여덟’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부른다. 그리곤, 일상 속 공간과 사물에 깃들어 있는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희조와 감정의 여러 면모를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임지민에게 이를 건넨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의 오브제가 된 8월을 열어보고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여름의 흔적을 읽어낸다. 이희조는 “뜨거운 태양 아래 호젓한 시간을 지나 시작된 장마”의 빗소리를 들으며 지난여름에 대한 기억을, 임지민은 길었던 여름의 낮이 짧아지는 것을 느끼며 “계절과 계절 사이의 시간들”을 마주한다.

이제 두 작가는 마주한 여름의 흔적에서 건져낸 자신들의 여덟을 우리 앞에 꺼내 보인다. 이희조는 자신의 여름을 이루고 있던 사물들을 다시금 떠올리며 그것들과의 관계와 내재된 기억을 특유의 단순화된 형태로 표현한다. 이희조의 사물은 커피와 차가 담긴 컵, 연필과 책처럼 일상에 자리하는 것들이고, 다양한 상상을 가능케 하는 형태를 띠고 있어 관람자 개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사물은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 등에서 사용되었던 석판 묘비인 스텔레(stele)의 특성을 차용한 조각 작업에도 등장한다.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존재를 기록해둔 기념비를 연상시키는 작가의 조각은 바라보는 순간 새겨진 사물이 담고 있던 기억을 현재에 위치시킨다. 현존하지 않았던 기억을 불러내는 일은 의식하지 못했던 과거를, 또 다른 기억을 발생시킬 과거를 만들어내며 현재를 새롭게 지각하게 만든다.

임지민은 현재의 계절인 여름의 움직임에서 감각된 이미지와 감정을 화면에 붙잡아 둔다. 작가의 작업은 평소 수집해 두는 이미지에서 시작된다. 자신과 연관되어 있거나 즉흥적으로 눈에 들어온 것, 혹은 하나의 이미지에서 파생된 다른 이미지를 나열해 보고 떠오른 상에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상황을 더해 그려낸다. 이러한 과정은 작업의 출발점이 된 이미지가 지니고 있던 의미의 상실을 수반한다. 이는 작가가 그동안 다뤄온 여러 감정들 중 특히 슬픔과 연관된다. 곁에 놓인 아름다운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모종의 슬픔을 발생시킨다고 말하는 임지민의 태도는 매 순간 과거가 되어가고 있는 현재에 대해 사유하게 만든다.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넘어가면서 안녕을 건네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수집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려낸 작가처럼 말이다.

우리는 전시장에서 이희조와 임지민의 여덟을 만난다. 이들의 여덟은 현재 우리를 둘러싼 계절과 시점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모양을 한 감각을 의식의 표면으로 드러나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두 작가가 전시를 준비하며 헤아려 본 날들이, 그동안 보낸 일상의 시간들이 작업에 켜켜이 쌓여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부재하는 흔적을 끊임없이 지시하는 두 작가의 작업은 꺼내고, 열고, 세는 행위를 지나 우리에게 전해진다. 전시는 기억이 현재를 구성하고 있음을, 우리가 미래라고 부르는 시간의 도래를 촉발시킨다는 점을 환기한다.

*큰따옴표로 표시한 내용은 작가노트에서 인용한 것임.


글: 안유선 (arte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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