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s
Exhibition
전시기간ㅣ2024.04.12(금) - 2024.04.29(월)
10:30am - 6:30pm
주소ㅣ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4, 1층 arte k
주차 ㅣ 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3 아트타워
발렛 주차 이용 가능 (이용요금 3,000원 주차 가능대수 20-30대)
이정우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인류의 발자취에 선명하게 남은 기하학적 패턴이 표상하는 바를 알고자 한다. 그것은 우리가 감각으로 지각하지 못하는, 감추어져 있는, 부단하고 영원하며 우주적인 운동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으로, 이정우는 그 해답의 영역에 영원히 닿지 못할 것이라 선언하면서도 부단히 그 해답을 좇는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개인전 《완벽한 차원》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은 무엇인가를 재현하거나 특정한 논리를 구축하기 위함이 아니라, 작가를 작업으로 이끈 강한 내적 필연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기하학적이라고 말하는, 소위 대자연의 창조 구조를 지배하는 정신과 흡사한 구조를 가진 특수한 본능(particular instinct)** 일 것이다.
작가는 기하학적 도상을 반사원단 위에 패턴화하고 마스킹과 스텐실 기법으로 여러 겹의 레이어를 쌓는다. 레이어 상단의 일부를 지우는 방법으로 밑색을 드러내거나, 실크스크린을 접목해 밀도 높은 레이어를 구축하기도 한다. 완성된 화면은 조형적 감각을 이끌어내는 명쾌한 질서와 계획에 의한 결과로 비추어지기 쉽지만, 이정우는 우연성의 한 축에 기대어 색과 형태가 병치되었을 때 생기는 예상치 못한 레이어들의 관계를 따라 경로를 수정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의도와 우연, 계획과 직감, 지우기와 노출하기가 상호 작용하는 과정을 통해 파편적이었던 요소들은 유기적으로 엮이며 이미지를 직조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작가가 통찰하는 우리의 의식이자 다차원의 실재와 닮아 있다. 하지만 작업의 방점은 결코 완성된 화면 위에 있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택하고 실험한 대상이나 재료, 물성에 대해 이야기할 뿐 작업을 규정하거나 귀결시키는 이야기에 관해서는 관조하는 태도를 유지한다. 작업이 마무리되었을 때 이정우는 다시금 자신을 매료시키는 이미지를 포획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돌아간다. 예술이라 명명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경계를 두지 않고, 오직 감각을 경유한 사유에 근거하여 이미지를 거두어들인다. 작가는 여전히 복잡하게 얽힌 미궁을 떠돌며***, 완벽한 차원에 도달하기 위한 시각적 단서 수집에 몰두한다.
글: 이성현 (arte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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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bert Lawlor, 『기하학의 신비 – 기하학의 철학과 실제』, 박태림 역 (안그라픽스, 1997), p.6
** P. D. Ladopoulos, “Fine Art & Geometry”, The Journal of Aesthetics & Art Criticism, Vol, XXXIX, no.2, summer 1970, p.535
*** 이정우 작가노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