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s
Exhibition
ㅣ전시기간ㅣ
별관 전시_2023.11.15(수) - 12.05(화) 10:30am - 6:30pm
본관 전시_2023.11.25(토)- 12.05(화) 10:30am - 6:30pm
ㅣ주소ㅣ
별관 전시장_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4, 2층 아르떼케이
본관 전시장_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3, 케이옥션 지하1층
ㅣ주차ㅣ
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3 아트타워
발렛 주차 이용 가능 (이용요금 3,000원 주차 가능대수 20-30대)
우주는 시공간의 총체로 우(宇)는 공간을, 주(宙)는 시간을 가리킨다. 아르떼케이의 기획전 《우린 모두 다른 우주에서》는 김지연, 영재, 이안온 세 작가의 작업을 통해 흘러간 과거와 다가올 내일의 모든 시제가 공존하는 세계를 조망한다. 전시는 이 시간을 나란히 펼쳐 두기도, 포개어 두기도 하며 세 개의 우주에서 촉발되는 이야기들을 다각도에서 수집하고 들려준다. 그 사이를 횡단하는 감상자들은 자유롭고 무한한 시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김지연(b.1995)은 유년 시절의 추억으로부터 전개된 이상향을 그린다. 작가는 장지 위에 호분과 방해말 가루를 바탕으로 깔고, 분채를 안료로 초록 숲의 색을 올리며, 안채로 분홍, 노랑, 주황색 등 다채로운 빛깔을 내어 기억 속에 살아 숨 쉬는 세상을 만들어낸다. 그 환상 풍경 속에 뛰노는 토끼들은 유년과 현실을 오가며 생동하는 자아를 상징한다. 김지연은 삶이라는 모험을 지속해 나가는 현대인들의 오늘에 지워진 동심을 상기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영재(b.1973)의 작업은 한지 표면을 흑연으로 긁고 먹을 올려 완성된다. 흑연과 먹, 두 재료가 지닌 물성과 보슬보슬하게 일어난 한지의 결이 어우러져 작품 고유의 목가적인 감성을 발한다. 영재는 시공간을 건너 재회하고 싶은 대상과의 조우를 상상하고 꿈꾸며, 동화 같은 산수 속에 고양이와 고래로 표상된 그리운 존재를 불러온다.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로부터 시간의 층위를 더해가는 그림이 감상자들 각자의 기억에 닿아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되기를 바란다.
이안온(b.2001)은 캄캄한 우주와 대비되는 하얀 동물: 알비노Albinism*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창조한다. 알비노는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쉬워 생존에 취약한 존재이지만, 이안온의 캔버스 위에서는 서로를 보듬으며 자유롭게 공생한다. 이는 불확실하고 유한한 삶 위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긍정하며 내일로 나아가기를 선언한 세상의 모든 알비노에게 작가가 전하는 연대의 표현이다. 겹겹이 쌓아 올린 물감의 마티에르는 모든 연약한 생명을 품어 이 세계의 안온함을 지켜내려는 작가의 마음을 은유한다.
포개어진 세 개의 우주는 각자의 이야기로 끝없이 생동하며 빛나는 동화적 장면을 연출한다. 그러나 전시는 이들의 세계를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의 공간에 놓아두기 대신,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곳에 병치해 두기를 택한다. 모두 다른 우주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온기 삼아 완전한 포용 속에 공존하기를 기대한다.
*알비노Albinism: 선천적으로 몸을 구성하는 색소의 멜라닌이 결핍되어 피부와 체모가 하얗게 변하는 질환, 혹은 그 질환을 앓고 있는 개체.
- 글: 이성현 (arte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