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s
Exhibition
전시기간ㅣ2023.09.17(일) - 10.17(화) 10:30am - 6:30pm
9.28-10.3 추석연휴 휴관 / 10.9 정상 운영
주소ㅣ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4, 2층 arte k
주차 ㅣ 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3 아트타워
발렛 주차 이용 가능 (이용요금 3,000원 주차 가능대수 20-30대)
<America Del Sur 아메리카 델 수르>는 지난 개인전인 <World>의 연장선상에 있다. 210일 간의 남아메리카 여행의 시작은 뉴욕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아메리카 대륙을 간다고 하니, 주로 미국을 여행하는 줄로만 알았다. 처음 경험해본 뉴욕에서의 짧은 도시여행은 이방인을 더 이방인스럽게 만드는 바쁨과 복잡함으로 가득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도시를 뒤로하고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경험하지 못하고 나의 상상 속에서 존재했던 곳들의 현실은 내가 실제로 방문했을 당시의 상황이나 지식,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서 다르게 체감된다. 남미가 나에게 그런 여행지였다. 실제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가 주를 이룬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작업과는 달리 남미 작업에는 미디어에서 접했던 이미지와 현실에서 만난 인물들의 이야기가 결합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여행지를 방문하기 전에 우리는 많은 상상과 기대를 갖는다. 그러나 실제 여행지의 낭만과 풍경 이면에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다면적 세계는 현실이지만, 현실 같지 않은 새로운 세상으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점이 여행에 있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다. 나의 작업은 내가 세상에서 만나고 상상한 캐릭터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세계를 형성하고, 이곳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 결과물이다.
남미 여행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의 뇌리에 박힌 여행의 이미지는 마추픽추나 우유니 사막에서 볼 수 있는 은하수가 아니었다. 멕시코시티에서 실업자가 된 후 생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 레슬러가 된 가장 루저 리브레나, 아메리칸 드림을 꿈꿔온 쿠바의 수도 아바나 사람들의 이야기, 애완 알파카와 주인의 유대감,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옛 영화처럼 축하연에 본 마리아치의 연주가 현지의 무자비한 총격 사태와 함께 죽음의 진혼곡으로 바뀌는 순간이 나의 기억 속에 남았다.
아메리카의 남쪽(del sur)으로 향한 이번 여행의 피날레는 작품 <Comida Familiar>로 마무리된다. 여정을 마친 여행자는 남미 여행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들과 그들의 가족 식사에 초대되고, 또다시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 김용오 작가 노트
여행을 주제로 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 비디오 작업을 전개하는 김용오는 이번 개인전 <AMERICA del sur>에서 210일간의 남아메리카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을 선보인다.
작업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는 작가가 쿠바, 콜롬비아, 페루 등에서 만난 인물들과 미디어를 통해 접한 남미의 이미지를 결합시키는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이러한 과정 안에는 여행을 하며 떠오른 작가 개인의 감정과 기억도 수반된다. 따라서 김용오가 만들어내는 캐릭터는 실제 인물의 이야기와 그 인물이 자리한 나라의 문화적 요소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인식하는 작가의 관점을 드러낸다. 복합적인 캐릭터는 작가가 여행하며 마주하는 상상과 기대와는 다른, 낭만적이기만 하지는 않은 세계의 다면적인 모습과 닮아있다.
김용오가 이번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이라고 언급한 <Comida Familiar>에는 “여정을 마친 여행자”와 “남미 여행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남미 여행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들”의 가족 식사에 초대된 “여정을 마친 여행자”는 “또다시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작가노트)고 말한다. 이러한 언급은 이번 전시가 뉴욕에서 출발해 멕시코, 쿠바 등을 거쳐 브라질에서 끝마친 남미 여행의 여정만을 담은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AMERICA del sur>는 각기 다른 이야기와 기억을 지닌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감각하게 하며, 앞으로 떠날 여행의 시작점에 위치한다.
글: 안유선(arte k)